간단한 Mock 서버로 얻은 긍정적 경험

서론

직장인으로서 매일 챗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언제 만족감을 느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인정'받을 때가 꽤 큰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번 글에서는 개발 시간은 고작 2시간짜리 간단한 Mock(가짜)서버 구축으로 받아본 인정과, 그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왜 Mock 서버가 필요했고 구현 과정에 대해 간략 설명

인증 게이트웨이 API 서버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을때의 일이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인증 게이트웨이는 에이전트와 소통하며 서비스 권한 검증, 사용자 인증, 간편 회원가입 등의 기능이 동작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문제는 에이전트 서버 개발이 타 부서의 책임이라는 점이었다. 인증 게이트웨이 쪽 개발은 진행되고 있었지만, 에이전트 개발은 언제 완료될지 모르는 상황. 그렇다고 단위 테스트만으로 복잡한 상호 호출 시퀀스가 정말 잘 동작하는지 확인하기엔 어딘가 찝찝했다. 마치 뭔가 빠진 채로 개발하고 있는 개운치 않은 기분이었다.

답답한 와중, "그냥 가짜 서버 하나 만들어서 시뮬레이션 돌려보면 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단순한 아이디어였고, 구현도 어렵지않을거 같아 바로 개발에 착수하고 완성시켰다.

Mock 서버는 회사 협업툴에 저장된 문서에 정리된 인증 흐름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작은 스프링 부트 서버로 만들었다.

복잡한 시퀀스 다이어그램을 여러 차례 따라가며 흐름을 파악한 뒤, 메모리로 간단히 상태 관리를 하게 두고 대부분의 API는 문서대로 해당 API 호출에 맞는 응답을 반환하도록 구성했다.

전체 구현은 약 2시간 정도 걸렸고, 핵심은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흐름을 미리 검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구"를 만드는 것으로 했다.

긍정적 성과

처음엔 걱정부터 들었다

막상 만들고나니 오히려 걱정이 앞섰다. "업무 안 하고 쓸데없는 걸 만든다고 하면 어쩌지?", "신입 혼자서 자기 할 일 말고 다른 걸 만든다고 보이면 안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6개월 차였고 회사 규모도 크지 않아, '괜히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좋은 반응

그런데 조심스럽게 팀 동료에게 공유하니 다행히 좋은 아이디어라며 바로 써보신다며 내가 만든 서버를 다운받아 가셨다.

내 개인적 생각인데 팀원도 사실 동일한 니즈가 있었던거 같다. 실제 개발 중 곧바로 내가 만든 Mock 서버를 띄우고 게이트웨이와 연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만들었던 작은 시도 하나가 누군가의 시간을 바로 절약해주는 모습을 눈으로 보니 생각보다 큰 보람이 느껴졌다.

PL도 엄지척

우연히 뒤에서 동료의 개발과정을 지켜보시던 PL님도 이 Mock 서버를 보고 뭐냐 물으셨고 내가 개발했다 하니 엄지척을 해주셨다. 인정 받는거 같은 기분에 들떴었고 이맛에 개발자, 회사를 다니는구나 싶은 생각이들었다.

우연히 뒤에서 동료 개발자의 개발 과정을 지켜보던 PL님도 Mock 서버를 이용한 테스트를 하는걸 보고"이거 뭐야?" 하고 물어보시고, 동료가 내가 만들었다고 하자 내게 엄지척을 해주셨다.

그 짧은 리액션 하나가 꽤 오래 남는다. 음! 이런 게 개발자로서 받는 인정이구나. 이 맛에 회사 다니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실제 에이전트 서버는 그로부터 4일 뒤에 완성됐는데, 그 4일 동안 우리 팀은 성공 시의 흐름을 테스트해둔 상태였다. 덕분에 정식 연동 테스트에서 엣지 케이스, 보완 사항을 좀 더 중점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가성비 좋은 투자

정말 길어야 2시간 투자한 개발이었지만, 나 개인이 얻은 가치는 그 이상이다.

개발자로서 큰 인정은 아직 내 커리어에서 아쉽지만 받아보지를 못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작은 시도와 적극적 행동이 뜻밖의 순간에 인정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는듯 하다.

이 긍정적인 경험에서 얻은 좋은 기운으로 앞으로의 커리어도 화이팅하며 열심해 해보자! 👏